복잡한 이 시국에 왜 지금, 누구를 위한 한일군사정보호보협정을 맺는 것일까? 

거센 반대 여론에도 가서명을 마친 국방부 VS 강하게 반발하는 시민단체와 국민들!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 말한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거리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민족에 한.일 강제합방이라는 뼈아픈 치욕의 역사를 있게 만든 나라이다. 1905년 일본과 미국 사이에 가쓰라-태프트 밀약(The Katsura-Taft Agreement)에 의해 조선을 일본이, 필리핀은 미국이 식민지화했다. 불과 100여년 만에 다시 보호 협정이라니 뜬금없는 정부의 행보라 여겨진다. 특히 보호란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이란 사전적 의미인데, 이런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모호한 보호 협정을 한다는 것은 치욕스런 지배를 당했던 민족으로써 지금에 와서 똑같은 치욕의 역사를 반복하는 수순이라 생각되어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국방부는 거센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14일 일본 도쿄에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체결에 관한 3차 실무 협의를 개최하고 가서명을 마쳤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날 협의에서는 앞선 1,2차 협의에 이어 협정 문안을 중심으로 관련 사항 전반에 대한 협의가 이어지며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이 달 중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국가 간 군사 정보 공유를 허용하는 협정으로 정보의 제공방법과 무단 유출 방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협정을 32개국과 1개의 국제기구와 맺고 있다.?

국방부는 이 날 "한 일 양국은 도쿄에서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한 3차 협의를 개최했다"며 "그간 협의해 온 협정문안 전체에 대해 상호 이견 없음을 확인하고 가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협정 (공식)서명 이전에 각각의 국내 절차를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서명 관련 사항은 국방 외교 채널을 통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 3당은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국방부가 '졸속, 속전속결'로 협정 체결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 탄핵안을 제출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앞서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안보에 관련된 사항은 중단없이 가야한다는 입장"이라며 협정 체결의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변인 체결 추진 근거에 대해 "일단은 지금 현재 안보적 측면에서의 중요성을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날로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우리군이 일본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론 수렴에 대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은 있었지만 여론을 계속적으로 예의주시하면서 진행해 왔다"며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도 수렴하고 또 관련자들에게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답했다.?문 대변인은 '구체적 설득 노력'을 묻는 질문에는 "정확한 데이터를 갖지 않고 있으니 별도로 설명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장관이 항상 어떤 일을 해도 결과에 대해서는 감수하는 자세를 갖고 일한다"며 장관직은 걸고 협정 체결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MB시절, 무산된 협정을 왜 제기하려는 걸까?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대한민국과 일본 사이에서 맺으려던 군사비밀정보를 공유하는 협정이다. 밀실협상임이 발각된 후 국민의 반발로 체결 1시간 전 무산되었고 이번에 그 당시의 협정 문안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내용에 관해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부정적 여론이 강한 이 사안을 추진하는 것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자는 미국과 일본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미국의 요구가 더 큰데 지난 4월에 오바마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연내 한일 군사정보보호 협정을 체결하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한국에게 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사드배치와 관련한 한미MD, 한미일 삼각동맹을 이루기 위한 과정 중 하나가 한일협정체결이기 때문이다. 사드배치와 관련하여 2014년 3월, 수전 라이스 백악관 보좌관은 “한국의 레이더로 탐지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의 정보를 한미일 3국이 즉시 공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고 했다. 또한 2013년 미의회보고서에서 “한일간 지휘통제 자동화 체계의 시스템 연동이 필수적인데, 한일간 군사정보보호협정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처럼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 임기 안에 이 모든 것들을 처리해서 한미 MD나 삼각동맹을 마무리 짓겠다고 하는 것이 미국의 의도인 것이고 미국입장에서는 이를 이루기 위해 한일협정이 필요한 것이다. 

평화시민단체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강행 중단을 촉구하다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등 평화시민단체들은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가서명 강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평화단체들은 지난 주말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인 100만 명의 국민에 의해 박근혜 정권은 이미 정치적 탄핵을 당한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도 매국적인 협정체결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에 대해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강행 중단을 거듭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27일 체결 입장을 밝힌 지 불과 보름여 만인 14일 가서명까지 강행하려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한,미,일 3각 미사일방어체계(MD)구축의 강력한 제도적 장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한반도 재진출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협정이 체결되면 먼저 한국의 AMD-cell(탄도탄작전통제소)과 일본의 JADGE(자동화된 항공미사일방어통제소)간에 직접적이고 자동적인 연동이 가능하게 되고 양국 간 개별적인 무기체계(이지스 체계)의 연동도 가능하게 된다.?

오미정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은 “정치적 탄핵 와중에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체결을 시도하는 것은 통탄할일”이라며 탄핵 위기에 처해 있는 박 정권이 협정 가서명을 추진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규탄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김중로 국민의당 의원은 “시한을 정해 놓고 협정을 맺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국민과 같이 하지 않는 안보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시국에 이 협정을 밀어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제 정신일 수 있는 정부라 할 수 있는가? 역사와 국민 앞에 죄악이 되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거리에 나온 100만 촛불민심은 박 대통령의 국정 실패와 일방통행에 분노하고 한국의 국정 운영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분출이었는데 어떻게 국민이 반대하는 협정을 일방적으로 관철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느냐? 민심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일본의 진정한 반성의 기미도 없고 일본 지도층들은 여전히 21세기에도 제국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보호협정이란 사실, 대한민국 국민들을 기만하는 일이요, 일본 제국주의 앞에 스스로 무릎 꿇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현재 가서명 상태에서 어떻게 진행이 될 지는 귀추가 주목되지만 MB 정부 때도 무산이 되었던 이 협정을 어수선한 이 시국에 다시 추진하는 지 정부의 저의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