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성급하면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 있다. 

 
  
사람 사이의 교감은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대화 속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발견되면 마음이 한결 평화로워진다. 동료를 만났다는 느낌에 기분도 좋아진다. 머리에 전자측정기기를 부착하여 생각을 측정하면 주파수 형태로 나타난다. 주파수는 에너지이고, 생각이 주파수로 표현된다면 생각은 에너지이다. 그래서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 대화하면 마치 비슷한 주파수가 공명하듯 에너지가 증폭되면서 자신감이 향상된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과 함께하면 어려운 일도 거뜬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든다. 반대로 대화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적으면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빨리 자리를 피하고 싶어진다. 대화 과정에서 자신이 변두리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게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단체 사진을 볼 때도 가장 먼저 자신의 얼굴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관심 있는 인물로 시선이 차례로 옮겨간다. 마찬가지로 대화에서도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주인공인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대화하면 친밀감이 깊어진다. 
 친밀감은 대화로부터 싹트게 된다. 단지 대화는 목소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다. 목소리에 묻어있는 마음을 들여다보아야 진실이 왜곡되지 않는다. 대화하는 태도에 따라 생각의 주파수가 공명을 일으켜 에너지가 증폭되기도 하고, 소음이나 잡음이 되어 에너지를 소멸시키기도 한다. 대화는 현재 시점에 대한 반응이기보다는 과거의 많은 경험이 응축된 선입견의 영향을 받아 표현되기도 한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투영되는 경우이다. 과거에 발생한 일은 배가 지나간 뒤 물의 흔적처럼 현재의 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사건에 발목 잡혀 전달하고자 하는 진의와 정반대의 말이 툭 튀어나와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더러 있다. 대화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언어를 선택해서 배열하는 것인데 단어선택이 잘못된 경우다. 잘못된 단어선택은 좋았던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하고, 좋은 단어선택은 오래된 상처도 아물게 하는 따뜻한 마음이 되기도 한다. 
 대화는 현재의 마음 상태에 집중해야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마음은 살아오면서 경험한 영혼의 모양과 같다. 영혼의 모양을 소리로 표현하는 행동이 대화이다. 대화의 내용과 방법이 바로 그 사람을 나타낸다. 대화에서 행간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떠오른 기분으로 송곳처럼 말하면 좋은 관계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송곳은 찌르고 구멍을 뚫는데 쓰는 물건이지 허물을 덮어주는 데 쓰는 도구는 아니다. 송곳 같은 말을 하면서 자신이 예리하고 똑똑하다고 자부심을 갖는 사람도 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본인은 도와주기 위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의 처지에서는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평가는 평가하는 사람이 공정하다고 해서 공정한 것이 아니다. 평가받는 사람이 공정하다고 느껴야 공정한 평가인 것이다. 대화에서도 상대방이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야 좋은 관계가 지속된다. 상대방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말만 주장하는 사람은 모든 장소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의 습성이다.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는 성급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성이다.
  모든 일은 행동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생각만으로 이루어지는 성과는 거의 없다. 생각이 말로 바꿔지는 순간 외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어떤 말에 감동하면 행동의 변화가 생긴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내 마음을 다 알 것이란 기대감이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다 알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 기대치에 못 미치면 서운한 말을 폭풍처럼 쏟아내는 경우가 있다. 이 폭풍 같은 말 속에는 현재 시점의 사건이 아니고 옛날 옛적 과거에 서운했던 일까지 한꺼번에 쏟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본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관계를 악화시키게 된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다 알 것이라는 생각으로 참고 참다가 한계점을 넘어선 말이 불쑥 상대방에게 비난성 폭풍이 되어 튀어나오는 경우다. 그러면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 모두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말이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마음에 응어리가 남지 않도록 마음 관리를 잘해야 한다. 소소한 대화가 감동을 만드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사소한 대화일지라도 말하는 사람의 태도, 눈빛, 손짓, 몸짓, 표정 등을 잘 관찰하면 말 속에 숨겨있는 깊이를 헤아릴 수 있는 감동으로 행동을 바꾸게 한다. 세상에는 소중한 것이 많지만 그중에 사람이 으뜸이다. 대화로부터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지속할 수도 있고 한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 망치지 말아야 할 관계 중에 가장 소중한 부류는 단연 가족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소중한 가족에게 아주 심하고 독한 말을 불쑥 뱉어 깊은 상처를 준 사실도 모르는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누구보다도 친숙하다는 생각에 소중함이 무뎌져 대화할 때 심하고 독한 말을 뱉어 버리는 경우이다. 더 나아가 이런 행동은 가까운 친구일수록 쉽게 저지르는 실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 만난 사람, 자신과 깊은 인연을 맺으며 생활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을 신중하게 하고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하면서 대화한다. 누가 더 중요한지를 망각하는 대표적인 실수이다. 
사람들은 대게 기대치에 대한 반응에 따라 행동한다. 기대치에 실망하면 마음에 상처 주는 독한 말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사람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건에 따라 쉽게 변할 것 같지만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의 경험과 지식이 쌓여서 형성된 특정한 정체성이 한 사람의 말에 영향을 받아 쉽게 변화될 것이란 기대하기 힘들다. 살아온 기간이 길면 길수록 사람의 성격이나 습성은 더욱 강건하게 굳어진다. 사람의 성격이 바뀌는 경우는 죽을 만큼의 고생한 경우이거나 감동하였을 경우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사람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기억과 경험 위에 새로운 기억과 지식이 덮어 씌워진 것이지 과거의 생각과 경험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지식과 경험이 과거의 지식과 경험 위에 새롭게 덮어 씌워졌다 할지라도 과거의 것들이 어떤 것에 자극받으면 수면으로 올라와 과거의 습성과 행동을 다시 하게 된다. 이런 습성은 인간의 의지보다 훨씬 강력하다. 이런 사람의 속성 때문에 성급하게 자신의 생각을 불쑥불쑥 이야기하여 상대방이 변하도록 강요하면 좋았던 관계도 악화될 수 있고 절친한 친구라도 떠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과거에 있었던 좋지 않은 기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새로운 기억과 추억을 만드는 것이 현실적이다. 현대에는 사람이 점점 더 소중한 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친구를 잃으면 소중한 자산을 잃는 것과 같다. 성급하게 말하는 습성 때문에 소중한 자산을 잃으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나 크다. 성급하고 독한 말 때문에 오는 낭패는 소중한 자산을 허무하게 날리는 결과와 같다. 그 실수를 줄이지 않으면 소중한 자산인 친구를 잃고, 가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주어 안락하고 행복해야 할 보금자리가 흔들릴 수도 있다. 성급한 말이 쏟아지려고 하면 숨 한번 크게 쉬면서 소중한 자산을 보듬어 안아보자. 

유영태 교수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