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남긴 것
경제협력 계기 '파트너십' 발전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과의 대화 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며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다층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부산 벡스코에서 ‘신뢰 구축과 행복 구현’을 슬로건으로 12월 11일~12일 이틀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아시아인들의 눈이 쏠린 이번 특별정상회담이 한국과 아세안의 미래를 발전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가 된다. 
취재 박재진 사진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 대화 관계 수립을 맺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양측이 대화관계를 수립한 10년과 20년을 기념해 지난 1999년과 2009년에 열렸고 올해가 그 세 번째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10일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과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1일 2014 최고경영자(CEO) 서밋 및 한국과 6개국 정상회담이 개최됐으며, 마지막 날인 12일 정상회의 1세션(한·아세안 협력관계 평가 및 미래방향 협의)과 2세션(기후변화, 재난관리 등 국제안보 논의), 공동기자회견을 끝으로 풍성한 결실 속에 막을 내렸다. 

아세안의 미래에 관한 공동성명 채택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최고의 분수령은  「한·ASEAN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미래에 관한 공동성명」 채택이다. 이번에 채택된 공동성명은 한-ASEAN 대화 관계 25주년을 평가하면서 미래 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하였다. 또한 2015년 ASEAN 공동체 출범으로 경제적 잠재력 및 지경학적 중요성이 증가하는 ASEAN과의 경제적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하였다.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교류를 통한 경제적 효과
2015년에 탄생하게 될 아세안공동체는 인구 6억 4000만명에 GDP 3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단일 시장이다. 이는 중국에 이어 제2의 무역 상대가 되는 규모다. 지난해 한국 무역흑자의 65%가 아세안으로부터 나온 점을 고려한다면 아세안경제공동체 출범은 한국 경제에 있어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한-아세안 정상들은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2020년까지 교역규모를 현재의 1350억 달러에서 2000억 달러로 확대하자고 결의해 경제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생산유발 456억 2600여만 원, 부가가치 190억 2800여만 원, 취업유발 484명 등으로 추정했다. 이런 직접적인 효과도 있지만  ‘한-베트남 FTA 체결,’ ‘한-아세안 FTA 심화에 대한 합의,’ 그리고 양측 상공회의소가 주도하는 ‘아세안-한국 비즈니스협회(ASEAN-Korea Business Council)’를 출범시켜장차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적 교류를 증진시키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정치 안보적 측면에서의 효과
정치·안보적 측면에서의 협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정상들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정의 유지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하면서 이를 위해 조속한 한반도 비핵화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북한이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 및 9.19공동성명 하의 국제 의무와 약속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북핵 6자회담 재개에 필요한 조건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한반도 문제를 미·중·일·러 등 동북아 다자협력체제 안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으나 아쉽게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신뢰 외교 3대 원칙에 대해 아세안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또한 한-아세안 안보대화를 정례화시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한류 열풍을 지속시키는 동남아문화원 건립
특별정상회의가 남긴 또 다른 결실은 동남아문화원의 건립 추진이다. 최근 아세안은 한류 열풍이다. 한국 드라마가 아세안 가정의 안방까지 파고들었고 K-Pop은 아세안 청소년들이 함께 부르고 즐기는 음악이 되었다. 이런 한국 문화에 대한 열풍이 꺼지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쌍방향의 문화 교류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동남아문화원의 건립은 고무적이다. 공동성명에서 ‘아세안 문화의 집’ (ASEAN Culture House)으로 잠정 명명된 이 문화원은 부산광역시가 제공하는 연 3300㎡ 부지 위에 지상 4층 지하 1층의 규모로 부산 관광의 중심 해운대에 세워진다. 2017년에 완공, 개원될 예정이다. 
동남아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시각적·실시간적으로 전시, 전달해 줄 이 문화원은 우리 국민들의 아세안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일련의 결실을 잘 맺고 그 열매의 맛을 보기 위해서 아세안은 계속 우호적인 관계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한국과 아세안은 ‘신뢰구축, 행복구현’(특별정상회의 슬로건)을 위한 ‘진정한 동반자요 영원한 친구’(1차 회의 슬로건)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아세안 관계가 동반자 관계를 넘어 선린동맹으로 완결되어 아시아의 평화와 경제적 번영을 이끌어 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