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창당 3년만에 5명 의원직 박탈

헌법재판소가 19일 통합진보당을 해산하고 소속 국회의원들의 의원직을 상실한다고 선고했다. 서울시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신판 청구 선고에서 박한철 헌재소장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하는 주문을 발표했다. 헌재 재판관 9명중 찬성 8대 반대 1로 통진당이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재의 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된 것이다. 

헌재, 민주주의 질서 위배된다고  판단
법무부의 청구로 헌재에서 심의한 이번 결정으로 통진당 소속 국회의원 5명(김미애, 김재연, 오병윤, 이상규, 이석기)에 대한 의원직도 모두 박탈됨에 따라 통진당은 창당 3년만에 사실상 공중분해 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심판대상은 통진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되는지 여부, 해산 결정을 선고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와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의원직 상실을 선고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 등이 대상으로 올랐다. 헌재에서 판단한 주요 내용을 보면 통진당 주도 세력은 우리 사회에 대해 특권적 지배계급이 주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거꾸로된 인식을 가졌으며, 폭력을 행사함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 제정에 의한 새로운 진보적 민주주의 체제를 구축하여 집권한다는 입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해 통진당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한 것. 또한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정당해산 결정으로 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국가의 권익이 통진당 정당활동 자유의 근본적인 제약과 민주주의 제약에 따른 불이익에 비해 크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에 반해 김이수 재판관은 홀로 통진당 강령 등에 나타난 진보적 민주주의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일부 당원들의 활동이 통진당 책임으로 귀속 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으며 강제적 정당 해산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당의 자유에 중대한 제약을 초래한다며 소수자들의 정치적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통진당 해산은 지난 11월 25일부터 18차례의 공개변론을 거치며 치열한 법리공방 끝에 오늘 해산 통보되었으며 내년 4월 보궐선거를 통해 해당 의원들에 대한 재선출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진보와 보수단체 의견 갈려
이에 해산건에 대해 사회단체 및 시민들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진보적 시민단체의 경우 헌재의 판단을 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하며 강력 비난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는 “이번 선고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선고라며 현재의 민주주의의 핵심인 정치적 다원주의를 부정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으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사무총장은 “통진당의 강령이 북한의 주체사상과 일치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정부와 검찰만의 주장이라고 말하며 통진당의 이념을 단정적으로 확대 해석해 해산을 결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에서는 정치적 판결이 아닌 법의 판결인 만큼 하루빨리 해산 절차로 들어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고 민주주의가 한층 발전하는 계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 자성의 계기가 되길 
이번 헌재 해산 결정으로 통진당은 기존 강령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대체 정당을 창당할 수 없다. 또한 한번 해산된 통합진보당이라는 명칭 또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헌재의 결정으로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당활동을 앞으로 위축되며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와 진보 정치에 있어서 창과 방패의 역할을 담당했던 두 축이 균형을 잃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정서에 준하는 사회적 안전과 국민적 공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쪼록 이번 통진당 해산으로 정치인들이 보다 환골탈태하고 국가와 국민들을 위한 정당 정치를 펼쳐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