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항공 사고로 아시아 항공업계의 안전 문제가 화두! 
비행기 안전점검과 비행 관련 전문인력 수급이 시급...

네덜란드에 있는 항공안전네트워크(ASN)는 민간 항공기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원인으로 최근에 저가 항공사들이 많이 생긴 것도 간과할 수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항공기 사고의 대부분이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데에 있다. 블랙박스가 있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밝혀 주지는 않는다.문제의 근본은 사고의 횟수나 규모보다 미스터리 같은 사고 경위이다. 2009년 6월 1일 대서양에서 에어프랑스 소속 447편이 추락해 2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원인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다만 항공기 파편 37개가 발견되었다. 처음에는 번개와 난기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도 추측일 뿐이다. 기체 결함이나 기상 이변으로 일어난 사고도 다수 있으며, 브레이크 이상이나 타이어 파손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비 오는 날은 활주로 노면에 수막현상이 생겨서 미숙한 조종사는 활주로를 지나서 정지하는 경우도 있다. 

대만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 32명에 이르러... 
대만 여객기 추락 사고로 사망자 수가 32명을 넘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4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객기 추락으로 사망자 수가 32명이 넘었고 17여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실종자 11명으로 알려졌다. 대만 여객기의 처참한 잔해가 5일 대만 타이베이 공항 인근 지룽 하천에서 인양되었다. 타이완 구조당국은 밤사이 크레인을 이용해 물에 잠겨있던 사고기 동체를 지상으로 끌어 올렸으며, 사고기는 기체 머리 부분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서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기인 ATR-72-600형 GE235 여객기(편명 B22816)는 전날 오전 10시 52분(현지시간)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서 진먼을 향해 이륙, 10시 54분에 구조요청 신호(Mayday)를 보낸 뒤 10시 56분에 고가도로를 들이받으며 추락했다. 추락한 항공기는 운항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정확한 추락 원인은 조사 이후에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타이베이 시민들 목숨을 살리고 자신은 싸늘한 주검으로 남겨져
5일 오전 기중기로 건져 올린 동체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것으로 보도되자 순직한 기장의 희생정신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합동 장례식장을 찾은 커원저(柯文哲·55) 타이베이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추락기의 기장과 부기장이 도심 건물과 충돌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들은 타이베이 시민을 살렸다"며 랴오 기장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장례식에 참석한 랴오 기장의 모친도 "부모로서 아들이 비행하는 것을 늘 걱정해 왔다"면서 "비록 사고로 아들을 잃었지만, 승객과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려고 노력한 아들의 죽음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쑹산(松山)공항 인근지역에서 사고기를 목격한 지역 주민들도 "고도를 높이지 못한 항공기가 주변 건물을 피하면서 비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면서 "기장은 더 큰 참사를 막기 위해 순직했다"고 평가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사, 잦은 사고로 최악의 시간들을 보내...
2014년 3월 8일 239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보잉 777-200)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출발해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다가 교신이 두절된 채 실종됐다. MH370편은 이륙 1시간 만인 이날 오전 1시22분 베트남 호치민 관제구와 마지막 교신을 나눈 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중국인 153명과 말레이시아인 38명 등 14개국 227명의 승객과 승무원 12명이 탑승하고 있던 MH370편은 실종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최대 피해국인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와 호주, 미국 등 25개국이 함정과 항공기를 파견해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중국 등의 연안을 비롯해 인도양 해저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직까지 실종과 관련된 단서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또한 7월 17일에는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한창이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편(보잉 777-200)이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MH17편의 추락 원인은 대공미사일에 의한 격추로 나타났다. 탑승하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298명 전원이 사망했다. 네덜란드인이 193명이었고, 말레이시아인 44명, 호주인 37명, 인도네시아인 12명이었다. 193명은 네덜란드 역사상 항공기 사고로 발생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다.

12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하던 에어아시아 여객기 QZ8501편이 교신이 두절되면서 실종됐다. 이 여객기에는 한국인 3명을 비롯해 승객 승무원 등 총 162명이 탑승했다. 사고기의 추락은 기상 악화 때문으로 보인다. 조코 무르잣모조 인도네시아 교통부 항공교통국장은 기자회견에서 "조종사가 폭풍우를 피해 좌측으로 항로를 변경하고 고도를 더 올려도 되는지 관제탑에 물었으며,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은 상태에서 교신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에어아시아는 전 워너 뮤직 임원을 지낸 토니 페르난데스가 설립한 저가 항공사이다. 말레이시아 항공사로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3국에 자회사 현지 법인을 두고 동남아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QZ8501 여객기 사고까지 합치면 말레이시아 항공사로는 2014년에 일어난 3번째 사고이다. 앞서 2건의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는 2014년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대형 참사였다.

아시아 항공시장 급성장의 부작용, 앞으로 대책 마련 시급
항공안전네트워크(ASN)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항공사가 낸 대형 항공사고는 모두 8건(총 924명 사망 및 실종)이다. 이 가운데 7건이 모두 아시아권 항공사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급격하게 늘은 아시아권 항공기 사고, 그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아시아 권 항공시장의 급성장에서 오는 부작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에어버스와 ATR, 보잉 등 항공기 제작업체들은 지난해 만든 신형 항공기 1543대 가운데 대부분을 아시아권 항공사에 인도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1952년 설립된 푸싱항공도 2011년 상장한 뒤 중국 본토와 아시아 도시들로의 신규 취항 노선을 20여 개나 늘렸다. 아시아권 승객은 최근 5년간 계속 늘어 연간 10억 명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 항공 수요(30억 명)의 3분의 1이 아시아에 몰려 있는 셈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 비중이 조만간 4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시아권 항공 수요는 중국과 인도의 소득이 늘어나고 동남아시아 군도를 항공 노선이 촘촘히 이으면서 2011년 이미 유럽과 북미를 넘어섰다. 매일 아시아 상공을 오가는 비행기는 7000여 대나 된다.
하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르지 못하다 보니 조종사 및 정비 인력도 부족하여 곤란을 겪고 있다. 이런 인력난은 충분한 휴식 후 비행기에 올라야 할 조종사들에게 심한 압박감과 피로감을 누적시키고 있다. 미 항공컨설팅업체 세이프티 오퍼레이팅 시스템스의 존 콕스 최고경영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며 급성장하는 항공사들은 조종사, 정비요원, 항공운항 관리요원, 승무원들의 채용을 적극적으로 늘려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하는 반면 아시아 항공사들에게는 이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러한 문제들로 숙련된 조종사의 품귀현상으로까지 이어지며 부족한 인원을 채워야 하는 문제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조종사들이 많아 급작스런 위기 상황에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하다. 항공사측에서는 어떻게든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안전을 위해서는 숙련된 조종사와 제대로 된 정비요원을 갖춰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다 충족시키지 못한 채 계속되는 사고 수습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비행기 이용 고객들이 한편의 불안감을 가지고 항공기를 이용하게 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