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기획 5
[ 커피를 사랑한 사람들 ]

“ 아~ 이제 더 이상 커피잔을 들 수가 없구나!.. “
죽음을 앞두었던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루소’가 남김 마지막 말이었다고 한다.
1686년 프랑스 최초의 카페는 파리에 있는 카페 ‘르 프로코프(Le Procope)’이다. 이곳에는 프랑스혁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계몽사상가 루소와 볼테르가 썼던 테이블을 300년 넘게 보관하고 있으며, 이 카페는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을 받고 있고, 음식 맛도 훌륭하다. 그 중 해산물 모둠요리인 ‘르 플라토 드 프뤼 드 메르(Le Plateau de Fruits de Mer)’가 특히 인기 있다고 하니 방문하게 되면 꼭 먹어봐야겠다.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발견된 커피는 홍해를 건너 예멘을 지나고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유럽으로 유입되게 된다. 이슬람 신비주의 교파인 수피즘(Sufism) 교단은 잠을 쫓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커피를 이용해 철야 기도하는 신도들에게 음용토록 했고, 효과가 증명된 커피는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으로 유입되어 이를 접한 지식인들은 밤새도록 토론을 하며 사회를 비판하는 혁명가들을 낳게 된다.
술을 마실 수 없었던 이슬람교에서는 커피를 두고 ‘와인을 의미하는 Kahwah(카와)’라고 불렀으며 맑은 정신을 유지시켜주는 커피가 와인을 대체하는 음료로 빠르게 자리매김 하였지만, 유럽에서는 이교도의 음료라는 이유로 배척되어진다. 이후 커피는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예술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되고,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다. 결정적으로는 커피를 마셔본 교황 클레멘스 VIII세(1535∼1605)가 커피에 세례를 내림으로써 이후 유럽 곳곳에 커피 판매점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된다.
커피하우스에는 수많은 지식인들과 문화 예술인이 모여 정치, 경제, 사회를 비판하고, 자신들의 예술과 삶을 이야기하는 토론과 창조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낡은 것을 허물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혁명의 움직임은 카페를 따라다녔다. 시민 계급이 카페에 모여 섭취하는 커피는 그들의 사상적 각성을 북돋는 에너지원이었다. 커피 덕분에 머리가 맑아지고 잠이 달아난 시민들은 밤이 새도록 수다를 떨며 그들의 눈에 새롭게 비친 세계와 그 속에 놓인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고민하고 논쟁했다. 그런 가운데 시민 계급의 사상인 계몽주의가 무르익었다. 
그러한 움직임은 17세기 런던에서부터 움트게 되고, 사람을 깨어 있게 하고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 기능성 음료로 커피는 무한한 사랑을 받게 된다. 변화의 싹이 움트던 이 시기에 헤프닝이 벌어진다. “남자들을 사막처럼 메마르고 쇠약하게 만드는 음료의 과도한 사용으로 그녀들의 섹스에 발생하는 거대한 불편을 공공에 호소"하며 ‘커피에 반대하는 여성의 청원’이라는 팸플릿이 나돌았다고 한다. 이는 남자들이 카페에서 밤새도록 수다를 떨며 커피를 마셔대다가 정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성생활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커피가 당시 영국 남성들의 생물학적 정력은 저하시켰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계몽주의적 사고의 정력에는 기폭제 역할을 하여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의 촉매제 역할을 한 뒤 파리에 상륙하게 된다. 1686년 이태리 시칠리아 출신 프로코프가 본인의 이름을 딴 ‘카페 르 프로코프( Cafe Le Procopo)를 오픈한다. 이 카페에는 프랑스 혁명에 큰 영향을 미친 볼테르와 루소가 커피를 마시며 원고를 썼던 방이 지금도 보존되고 있다. 
볼테르는 이곳에서 하루 수십잔의 커피를 마시며 원고를 쓰고, 여러 지식인들과 토론을 벌였다. 그는 절대왕정에 독설을 퍼부으며 이를 우화하는 글을 썼고 또한 이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는 그의 사상은 인권과 평등에 대한 불굴의 의지로 변화를 갈구하는 많은 사람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이들은 이곳에서 어떠한 설전을 펴며 다른 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친 것일까?! 그들의 그러한 사고의 원천은 어디에 있었을까?!

프랑스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비판적 지식인 볼테르(1694~1774)의 발자취가 예사롭지 않다.
‘볼테르’(Voltaire)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Francois-Marie Arouet)는 부르주아 집안의 자제로 태어나 8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때까지 그의 삶은 역동적이면서 사상의 개척자로서 수많은 발자취를 남겼다.
부모님의 권유로 법률을 공부하였지만 문학에 관심을 두고 여러 사람들과 교재를 하면서 타고난 재치로 많은 사람들을 사로 잡았다. 1717년에는 루이 14세의 사후에 섭정으로 있던 오를레앙 공을 비방하는 글을 썼다는 죄목으로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하게 되고 이시기에 집필한 희곡으로 출옥후에 큰 성공을 거두도 명성을 얻기 시작하였다. 
문학적 성공과 사교계의 명성으로 기고만장했던 볼테르는 그의 명성과 교만을 못마땅해 하던 어느 귀족과 말다툼을 벌이게 되고 상대방의 하인들에게 몰매를 맞는 수모를 겪는다. 이에 볼테르는 결투를 신청했지만 고작 평민 주제에 귀족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또다시 바스티유에 수감되었다. 볼테르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 사회의 불평등과 부조리에 눈뜨게 되었던 것으로 전한다. 볼테르는 영국으로 건너가 당시의 프랑스보다 더 개방적이었던 영국에서 사회적, 사상적 자유를 만끽한다. 귀국한 볼테르는 영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철학서간(1734)’이라는 책을 발간한다. “구체제(앙시앵레짐)에 던져진 최초의 폭탄”(랑송)으로 평가되는 이 저서에 내포된 체제 비판을 눈치 챈 프랑스 정부에서는 곧바로 금서 조치를 내리고 저자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볼테르는 시대적 변화를 추구하는 여러 지식인들과 함께 커피하우스에서 밤을 지새우며 현실을 비판하는 토론을 하고 자신의 사상을 글로 옮기며 기존의 틀을 깨고 사회를 개혁하려는 데 목적을 두었던 시대적인 사상의 흐름을 형성하게 된다.
볼테르는 디드로와 달랑베르, 루소, 몽테스키 등과 함께 프랑스 계몽주의를 상징하는 ‘백과전서파’라는 백과사전을 공동 집필하였으며, 이후에는 ‘백과전서’의 형식에서 힌트를 얻어 유사한 방식의 ‘철학사전(1764)’이라는 독립적인 저술을 펴내기도 했다.
후대의 어느 작가가 계몽사상가였던 볼테르를 표현하며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다.”라고 표현하였고, 이 표현은 관용(똘레랑스)에 관한 글이나 책에서 자주 인용되며, 이 문구에는 볼테르가 평생 견지한 관용에 대한 견해가 잘 요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 사진 : 인터넷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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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영국 남성의 생물 학적 정력은 떨어뜨렸는지 모르지만 사회적 정력은 괴물처럼 키워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의 촉매제 역할을 한 뒤 파리에 상륙했다. 1686년 시칠리아 출신 프로코프가 자기 이름을 딴 '카페 르 프로코프'를 연 것이다. 이 카페 안에는 볼테르가 커피를 마시며 원고를 쓰던 방이 있었다. 그는 하루에 40잔(50잔설, 60잔설도 있다)의 커피를 마시고 절대왕정에 독설을 퍼부었으며, 변호사 로베스피에르는 인권의 가치를 논하며 열변을 토했다. 미국의 독립운동가 벤자민 프랭클린이 프랑스의 지원을 요청하러 파리에 갔다가 계몽 사상가들과 교유한 곳도 카페 프로코프였다.
 
 
런던의 커피하우스가 퇴조한 18세기에는 프랑스 파리에 6700군데의 카페가 들어섰다. 이곳에 모여들어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던 프랑스혁명의 나팔수들은 1789년 7월 14일 카페 드 푸아를 나서 바스티유 감옥으로 진군했다. 근대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 프랑스대혁명은 그렇게 골목의 카페로부터 나와 파리의 대로를 장악했던 것이다. 
 
 
19세기 들어 프랑스혁명을 전복하고 유럽 정복에 나선 나폴레옹이 대륙 봉쇄령을 내리자 독일에서 커피와 설탕이 자취를 감췄다. 그러자 참다못한 독일인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반(反) 나폴레옹 봉기를 일으킨다. 
 
 
 
▲ 1686년 문을 연 파리 최초의 카페 르 프로코프. ⓒ강응천
 
 
 
 
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에 재앙을 가져온 독극물, 커피 
 
 
이슬람 세계에서 시작된 커피 문화는 이처럼 유럽에 상륙해 시민혁명을 자극했다. 그러나 이러한 유럽 시민의 폭발적인 커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유럽의 무역선들은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를 샅샅이 뒤지며 커피 산지를 찾거나 만들었다. 아프리카에서는 살아 있는 사람들을 사냥해 아메리카의 플랜테이션과 아라비아의 커피 농장에 노예로 팔았다.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는 인도네시아의 자와 섬에 거대한 커피 농장을 만들고 다른 농작물의 씨를 말려 버렸다. 
 
 
유럽 시민 사회의 성장이 노예무역의 급성장과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은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다. 식민지의 노예 노동을 통해 유럽으로 흘러들어오는 값싼 제품들이 서유럽을 이전 세계의 어느 제국 못지않은 풍요로운 문명으로 이끌었고, 바로 그러한 문명에서 프랑스대혁명의 싹은 트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대륙에 대한 수탈과 착취로부터 성장한 유럽 자본주의는 전함과 무역선을 보내 자기 모습대로 세계를 재창조해 나갔다. 
 
 
이처럼 시민 혁명의 나라들은 자국의 커피 수요를 채우기 위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지에 극단적인 모노컬처(monoculture) 경제를 강요하고 산업 구조와 생태계를 파괴해 버렸다. '세계 2위의 무역 상품'인 커피는 전 지구적인 예속 관계를 재생산하며 검게 흐르고 있다. 천부적이며 양도할 수 없는 인권을 부르짖으며 인간 해방을 추구한 계몽사상이었지만, 그들의 입을 즐겁게 해준 커피는 다른 대륙에서 무수한 인간의 자유를 압살한 독극물이었다. 
 
 
프랑스대혁명은 프랑스 내부의 자유 평등 박애는 부르짖었을망정 프랑스의 억압을 받고 있던 다른 대륙, 다른 민족의 자유 평등 박애까지는 시야에 넣지 못했던 것일까? 혁명의 주도 세력 가운데 일부는 그처럼 선진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르나, 혁명의 산물인 현대 프랑스의 행보를 보면 그렇지 못했던 게 분명해 보인다. 프랑스에 커피를 제공한 이슬람 세계의 일부 극단주의 세력이 오늘날 프랑스를 떨게 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프랑스대혁명의 한계에도 기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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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es-Maurice de Talleyrand(-Perigord) ( 샤를 모리스 드 탈레랑 페리고르 )

파리 출생. 귀족 출신으로 루이왕조 역대의 군인 가계(家系)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에 한쪽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성직자가 되었다. 1775년 랭스의 생드니 수도원 원장의 직위를 얻었다. 파리에 머물러 있으면서 성직자회의 사무관이라는 직함을 겸한 채 사교계에 출입하여 염문을 퍼뜨리면서도 재상 J.F.P.모르파의 비호 속에 정치적 견식을 넓혔다. 

A.R.J.튀르고 등과 가까워지면서 국정개혁에 뜻을 두었고 1788년 오툉의 주교로 임명됨과 동시에 명사회(名士會)의 칙선의원(勅選議員)으로 선출되었다. 1789년 삼부회(三部會) 위원에도 당선되었는데, 혁명이 일어나자 교회재산의 국유화를 제안하여 교회로부터 파문당하였다. 1792년 영국에 파견되어 비공식사절로서 W.피트에게 양국 상호영토보전을 제의하였다. 혁명전쟁의 발발로 왕정이 폐지되자 미국으로 망명하여 토지매매 ?투기 등으로 거부가 되었고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 산악파(山岳派)가 몰락한 후, 1796년 다시 프랑스로 돌아와 총재정부의 외무를 담당하였다. 

나폴레옹의 뛰어난 재능을 인정하여 나폴레옹을 정계에 등장시키는 데 성공하였고, 1799년 나폴레옹의 정권 획득과 동시에 외무장관에 취임, 능란한 수완을 발휘하여 권력과 재력을 잡았다. 1806년 대륙봉쇄를 계기로 나폴레옹의 정책에 의혹을 느끼고, 오스트리아의 메테르니히 및 러시아 황제 등과 내통하였고, 1810년 외무장관직을 사임하였다. 나폴레옹의 몰락에 앞서 연합국의 괴뢰정권을 수립하였으며, 1814년 빈회의에서는 전권대사로서 비상한 수단으로 전승국을 우롱하여 각국 국민을 놀라게 하였다. 백일천하 후에 다시 외무장관이 되었는데, 왕가(王家)와 하원으로부터 미움을 받아 사임하였다. 1830년 7월혁명 후, 고령의 몸으로 영국 주재 대사가 되어 벨기에의 독립을 도왔다. 화가 F.V.들라크루아(1798∼1863)는 그의 사생아라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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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르는 하루에 커피를 50잔 넘게 마신 마니아로, 84세까지 장수했다고 한다. 루소는 "아, 이제 더 이상 커피잔을 들수 없구나!" 하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커피가 독약이라면 그것은 천천히 퍼지는 독약이다." ? 볼테르
“ 나는 커피를 80년간 계속 마시지만 아무 이상 없다. “ ? 볼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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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커피는 더 이상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문화이자 정치이며 인권이기도 하다. 현대인의 삶과 연관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그 존재감이 각별하다. 한 잔의 커피에 복합적인 의미가 깃들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프랑스 작가 샤를르 모리스 탈레랑은 커피를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고 했다. 예술가들에게 커피는 기호품을 넘어 신비로운 마력을 지닌 촉매제로 상정되기도 한다. 

커피의 역사를 다룬 책이 나왔다. 미국 출신 작가 마크 펜더그라스트가 펴낸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는 제목만큼이나 도발적이다. 정치, 경제, 문화, 환경, 인권, 전쟁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른다. 

책은 커피의 유래부터 많은 이들이 커피를 마시게 된 과정을 세세하게 짚어낸다. 한마디로 커피로 쓴 세계사 내지 문화사라고 할 수 있다. 

커피의 발원지로 여겨지는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행위가 하나의 격식이었다. 10세기경 페르시아인 의사가 커피를 지면에 소개한 뒤로 커피하우스가 급속도로 생겨난다.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 선언을 계기로 해서는 커피하우스가 ‘혁명의 본부’로 바뀌게 된다. 시민혁명과 같은 수많은 혁명이 이곳에서 태동되었던 연유다. 

17세기에는 고주망태가 된 남자들이 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 각 하우스마다 독특한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모이는 이들에 따라 나름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1960년대 미국 군 기지 외곽에 들어선 GI(미군) 커피하우스는 ‘반전 커피하우스’로 불리었다. 반전의식이 강한 군인들이 주로 드나들었던 탓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커피를 전 세계로 퍼뜨린 일등공신은 전쟁이다. 1차, 2차 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은 인스턴트 커피 한잔에 위로를 받곤 했다. 참혹한 전장에서의 ‘조지 한 잔’은 많은 미군들을 평생 커피 애호가로 만들었다.

세계 대전 이후 경제적 주도권을 쥔 미국은 커피의 주도권 또한 갖게 된다. 미국은 자신의 국민들이 좋아하는 커피 값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브라질,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와 커피 가격을 놓고 유리한 협상을 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지금도 미국은 콜라보다 커피가 저렴하다) 

오늘날의 커피는 광고와 마케팅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피업계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를 정도로 생존경쟁이 치열하다. 커피 브랜드 별, 또는 커피 대용품이나 다른 음료와의 판촉경쟁은 자연스럽게 마케팅이라는 새 장을 열었다.

광고인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광고에 반영하거나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도 한다. 소비자들에게 커피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각인시킨 건 역시나 광고였다.

그렇다면 현재의 커피 문화를 이끄는 이들은 누구일까. 스페셜티 커피를 파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스타벅스라는 거대 프랜차이즈 기업을 탄생시켰고,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커피를 맛보자는 흐름이 생겨났다. 

스페셜티 커피 회사의 구매 담당자들은 최고의 생두를 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이들의 커피 맛에 대한 집착과 모험은 지나칠 정도다. 물론 품질 향상이나 공정무역을 위해 애쓰는 점도 부정할 수는 없다.

혹자는 커피를 “인류 최후의 마약”이라고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혹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이렇듯 오늘 우리가 마시는 한 잔의 커피에는 복잡다단한 세상사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을유문화사 2만3000원〉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